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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세기를 넘은 복고주의風 유행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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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속에서도 여성들의 마음은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성복 코너에는 한겨울 코트 사이사이 봄옷들이 살며시 끼여 ‘이제 곧 봄’이라고 속살거린다．
너무 이르다고? 영국시인 P B 셸리는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라고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봄을 기다렸다．겨울의 한가운데서 그 끝을 내다보며 봄맞이 채비를 하는 여심을 탓할 수 있을까．
올 봄에는 어떤 옷들과 헤어스타일,메이크업이 유행할까．90년대 후반부터 세계 패션 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복고바람이 21세기에도 여전히 거셀 전망이다．
◆패션
20,30,50,70,80년대 등 다양한 시대풍이 공존하지만 가장 큰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80년대 패션．비키 디자
인실 홍은주 실장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80년대 스타일이 재현되는 것은 풍요롭고 꿈이 이뤄졌던 그 시
대에의 향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80년대 미녀들은 널찍한 어깨에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스타일로 거리를 누볐다．물론 올봄에 만날 패션이 80
년대의 그것과 똑같지는 않다．당시처럼 어깨가 강조된 Y자형 실루엣이 주류를 이루지만,한층 세련되고 고급
스런 모습으로 등장한다．허리선이 들어가지만 잘록하게 묶기보다는 여유가 있고,어깨도 다소 넓어지지만 80
년대처럼 지나친 과장은 하지 않는다．
등을 불룩하게 한 블라우스나 엉덩이까지 오는 점퍼풍의 상의인 블루종 스타일이 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대
표적인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소녀풍의 플레어나 주름스커들도 여전히 사랑받을 전망．
소재는 유연하고 부드럽게 보여 마치 패브릭(천)처럼 느껴지는 가벼운 가죽,몸의 형태를 자연스럽게 살릴
수 있는 저지(메리아스직으로 짠 천) 등이 많이 쓰인다．
특히 이번 시즌 눈에 띄는 것은 색상．베스띠벨리 정소영 실장은 “봄철 늘 유행하는 밝은색과 함께 검정과
흰색의 색상대비가 선명한 옷들이 시선을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검정과 흰색을 같이 사용해 대비효과를
노리는 디자인이 많다는 것．이외에 녹색계열과 푸른색 계열이 포인트 색상으로 쓰인다．
◆헤어스타일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마음껏 표현하는 자유와 개성의 시대가 열린다．헤어 디자이너 비달 사순은 “올봄
에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만큼 마음껏 스스로를 창조할 수 있는 자유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고했
다．자유와 개성의 시대에 사순이 제시한 유행스타일은 비대칭형과 스쿨걸룩．
80년대에 유행했던 비대칭형은 앞머리를 한쪽으로 쓸어내린 스타일．강한 인상의 언밸런스한 모습으로 도전
적인 느낌을 강조했다．올봄에는 앞머리에서 옆머리로 이동,여성적인 느낌이 강하면서 세련된 모습을 연출
할 것 같다．스쿨걸룩은 리본이나 밴드를 장식한 헤어스타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
다．
염색은 여전히 유행하겠지만 스타일은 달라진다．조성아 뷰티폼 현태 부원장은 “머리카락 몇올을 물들인 브
리지는 색깔이 세로로 들어갔던 데 비해 올봄에는 가로로 물들이는 그라데이션 룩이 유행할 것”이라고 전했
다．그라데이션룩은 머리카락을 층층이 보라계열이나 황금색 계열로 물들여 바람이 불거나 머리를 흔들 때
살짝살짝 색상이 드러나는 스타일．
◆ 메이크업
밝고 강렬하지만 약간 바랜 듯한 워시드 아웃(washed out) 색상의 메이크업이 유행한다．지난해말 ㈜태평양
‘라네즈’의 초청으로 내한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캇 앤드류는 “색상의 힘을 빼서 파스텔톤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밝은 베이지와 연한 회색이 가볍게 섞인 것이 유행할 것”이라며 “오래된 총천연색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색상들이 여성의 얼굴을 아름답게 꾸며줄 것”이라고 말했다．물빛이 느껴지는 파란색,회색기
가 도는 초록색,베이지가 섞인 분홍색등의 아이섀도,산호색 느낌의 분홍색,분홍기가 있는 연보라색,연한 갈
색 립스틱 등이 앤드류가 우리나라 여성들을 위해 제시한 메이크업 색상이다．
앤드류는 또 “질감(텍스처)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광택이 없는 입술에 금속
성으로 반짝이는 눈,이슬처럼 맑은 피부에 새틴 질감의 입술과 무광택 아이섀도,반짝임이 없는 얼굴에 글로
시한 눈과 입술 등 다양한 질감을 섞어 표현하는 것이 유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혜림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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