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지려는 여성들에게 희고 고운 피부만큼 절실한 것도 없다.
피부를 희게 해주고 기미와 같은 잡티를 막아주는 미백화장품 등 각종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희고 고운 피부를 좇아 아무 미백화장품이나 바르다가는
오히려 얼굴을 손상시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27개 제품중 13개 제품에서 수은이 검출됐으며
7개 제품은 허용기준치(1ppm)를 최고 9만6백배에서 최저 2,800배나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을 초과한 수은 함유 미백화장품 7종은 모두 중국산 제품으로 수입상가에서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은 채 팔리고 있다.
소보원은 “수입업체가 표기되지 않는 등 표시상태가 불량한 이들 제품은 불법 수입품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미백화장품은 각질을 제거해 안색을 맑게 하고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해 피부가 검어지거나 기미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하는 화장품의 일종이다. 미백효과를 위해 알부틴, 코직애시드, 비타민C를
비롯해 각종 식물 추출물이 쓰인다. 그러나 불량 중국산 수입품들은 단기간에 피부를 하얗게 만들기 위해
수은을 ‘듬뿍’ 넣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수은이 다량 함유된 미백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수은 성분이 피부에 흡수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가려움이나 홍반·부종 등을 일으키게 된다. 장기간 사용하면 수은이 몸속에 쌓여 피부에
색소가 침착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시각·언어장애 등 치명적인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편 수소이온농도(●)기준에 부적합한 미백화장품 2개 제품이 적발됐는데 이 역시 중국산이었다.
식품의약청의 ‘화장품 제조업 및 제조(수입) 품목허가 등 처리지침’에 따르면 수은은 1ppm이하,
●는 3.0~9.0이 허용범위다. ●가 허용범위를 넘어서면 피부를 강산성이나 강알칼리로 만들어 피부가
벗겨지거나 심할 경우 물집이 생기는 자극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경향신문 유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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