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상혼 심하다
[사회] 2001.04.02 (월) 13:00
예뻐지려는 여성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성형외과 의사들의 상술이 도를 넘고 있다．성형외과들은 무려 150가지의 수술 종류를 내놓고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가진 여성을 유혹하고 있다．아예 경품과 무료상담으로 손님을 끌고 사무장 등 영업사원까지 동원하는 곳도 생겼다．수술비는 부르는게 값이지만 의료보험조차 적용되지 않는 현금장사가 대부분이다.
◇미용성형에만 치중=선천성 기형이나 질병,사고로 인해 생긴 신체 부위를 고치는 재건성형은 거의 없고 수술의 95% 이상이 멀쩡한 몸에 칼을 대는 미용성형이다．성형외과 의사 김모씨(48·서울 압구정동)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형이나 질병 치료를 위한 성형보다는 미용성형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잘나간다는 성형외과는 피부과 전문의를 고용하고 피부관리실을 따로 운영하는 등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다．
성형수술의 종류도 몇년 전엔 쌍꺼풀,코높이기 등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주름·지방제거,입술 도톰하게 만들기,피부박피 등 종류가 150여가지나 된다．성형외과 의사 김모씨는 “돈벌이에 급급하다보니 솔직히 불필요한 성형수술의 종류가 무척 늘었다”고 털어놨다．
◇무리한 환자잡기=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잉수술,덤핑수술,환자 사고팔기 등이 만연하고 있다．일부 성형외과에서는 사무장 등 영업사원들을 고용,강남 신촌 등 대형 미용실 업주 및 헤어 디자이너를 상대로 수술비의 30%를 사례비로 주고 손님 유치 로비를 벌이기도 한다．무료상담과 경품행사를 통한 손님끌기도 다반사다．
직장인 함모씨(28·서울 연희동)는 “모 이동통신사가 성형수술 경품을 내건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무료상담에 당첨됐다고 연락이 왔서 가보니 성형외과 의사가 이런저런 수술을 권하더라”고 말했다．김영근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장은 “경품을 내거는 성형외과에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사고 사각지대=성형수술의 부작용은 아직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부작용이 나타난 환자도 흉하게 변한 자신의 외모를 밝히기 꺼리는데다 의사도 병원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쉬쉬하기 때문이다．성형수술의 의료사고 위험은 일반외과 수술의 1.6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특히 지방흡입술의 경우 일반수술 사망률보다 60배나 높다고 한다．최근 코 높이기와 지방흡입수술을 받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기도 했다．
민경찬 법의학연구소장은 “성형수술 의료사고가 엄청나게 늘었지만 승소 가능성도 적을 뿐 아니라 승소한다 해도 배상액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의료사고 전문 최재천 변호사는 “피해보상액 산정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노동능력 상실률’에 얼굴쪽 장애는 추상장애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어 보상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장지영 이용훈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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